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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로리〉 복수의 무대는 어디? – 실제 학교·아파트·찜질방 촬영지에서 느끼는 차가운 감정의 잔상

by diary76408 2025. 7. 15.

우울한 거리

 

“복수는 천천히, 그리고 철저하게.”
〈더 글로리〉는 단순한 학교폭력 복수극을 넘어,
피해자의 내면과 사회의 구조적 방관에 대한 차가운 질문을 던졌습니다.
무심하고 조용한 대사들, 침묵으로 쌓아올린 감정들,
그리고 그 위에 얹힌 공간의 미장센이 이 드라마를 더욱 강렬하게 만들었죠.

오늘은 〈더 글로리〉에서 중요한 장면들이 촬영된 실제 배경지를 따라가며,
그 공간이 어떤 감정과 메시지를 품고 있었는지,
또 우리가 현실에서 그것을 어떻게 느낄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문동은의 아파트 – 고요하지만 단단한 복수의 본거지

 

문동은(송혜교)이 살던 아파트는 드라마 초반부터 끝까지
복수의 전략을 구상하고 고통의 시간을 견뎌낸 공간으로 등장합니다.
절제된 구조, 회색 톤, 반듯하게 정돈된 책상과 창문.
화려함은 없지만, 대신 차분한 분노와 독기가 배어 있는 장소였죠.

이 아파트의 실제 촬영지는 인천광역시 서구의 청라국제도시 일대입니다.
특히 청라호수공원 근처에 위치한 고층 아파트 단지가 배경으로 사용됐으며,
드라마에서는 문동은이 늘 차가운 눈으로 바깥을 바라보던 장면이 자주 등장했습니다.

청라는 신도시 특유의 깔끔하고 인공적인 구조 덕분에
겉은 멀쩡하지만 속은 텅 빈 듯한 느낌을 주는 데 탁월한 배경이 되었죠.
실제로 방문해 보면 정갈한 길, 통일된 외관, 질서 있는 조경이 인상적입니다.
그러나 문동은의 아파트는 그 질서 속에서 오히려 고립된 고요함을 느끼게 만듭니다.

 

📸 촬영 포인트 추천

  • 아파트 외부 벤치 옆 → 회색톤 의상으로 셀피
  • 고층에서 내려다보는 도시 전경 → “무표정한 감정” 연출
  • 공원 옆 산책로에서 찍는 뒷모습 컷 → ‘결의의 순간’ 표현

🌿 여행 팁

  • 인천 1호선 청라국제도시역 인근, 차량 이용이 가장 편리
  • 주변에는 청라호수공원, 스타필드 청라도 함께 둘러볼 만한 장소
  • 실제 주거지이므로 촬영 시 매너 중요, 야간 조용한 방문 추천

 

 


 

2. 학교 장면의 배경 – 폐교에서 시작된 고통의 서사

 

〈더 글로리〉의 가장 충격적인 장면들은 바로 문동은의 과거 학창 시절에 있었습니다.
이 장면들이 촬영된 실제 장소는 서울도 부산도 아닌,
경기도 **이천시의 한 폐교(구 설봉중학교)**입니다.

이 학교는 드라마를 위해 특수 제작된 내부 세트와 실제 폐교 공간이 결합된 구조로 구성되었는데,
특히 운동장, 교실 복도, 교무실, 계단 등은 현실과 거의 흡사하게 연출되었습니다.

폐교 특유의 정지된 시간, 낡은 벽, 삭은 페인트 냄새
문동은이 겪었던 고통의 기억을 되살리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습니다.
조용히 학교 복도를 따라 걷다 보면,
마치 누군가가 뒤에서 “그때를 잊지 마”라고 말하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특히 계단 난간과 교실 앞 창가에서의 장면은
피해자가 끌려가던 장면의 공간적 압박감을 상징적으로 표현했죠.
‘공간은 기억을 저장하는 그릇’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릅니다.

 

📸 촬영 포인트 추천

  • 계단 난간에 기대어 찍는 정면 컷 (낮은 채도 보정 추천)
  • 복도 끝 창문을 바라보는 반사 셀피
  • 낡은 운동장 외곽 → 붉은 벽돌 건물과 함께

🌿 여행 팁

  • 이천 설봉공원 근처, 폐교 내부는 출입 불가(현재 일부 비공개 유지)
  • 외부에서 조용히 둘러보는 정도로 방문 권장
  • 인근 설봉산 등산로와 미란다호텔 온천 코스와 연계 가능

 


 

3. 찜질방과 모텔 거리 – 상처를 끌어안고 살아가는 공간

 

문동은의 현재를 보여주는 또 다른 무대는 찜질방과 모텔 골목입니다.
그녀가 잠시 머물던 공간, 상처받은 이들과 마주치던 일상 속 쉼터.
화려하지도, 위안이 되지도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다운 체온이 느껴지던 장소였습니다.

실제 촬영지는 경기도 파주시 금촌동의 찜질방과 모텔촌 거리입니다.
낮은 간판, 오래된 간이식당, 주차장 옆 노란 조명.
이 모든 것들이 합쳐져 그로테스크한 현실감과
삶의 경계선에 선 인물들의 진짜 표정을 담아냈죠.

특히 찜질방은 겉으로는 평범한 공간처럼 보이지만,
문동은이 타인의 눈치를 살피며 잠들던 그 장면을 떠올리면
그 안에 얼마나 깊은 외로움이 있었는지 새삼 느껴집니다.

 

📸 촬영 포인트 추천

  • 찜질방 입구의 붉은 간판과 함께 정면 셀피
  • 모텔촌 네온 간판 아래 그림자 컷 (야간 촬영 추천)
  • 일인용 테이블 앞에서 손을 모은 컷 → 드라마적 감성 강조

🌿 여행 팁

  • 경의중앙선 금촌역에서 도보 약 10분 거리
  • 모텔촌이지만 비교적 안전하며 한적한 분위기
  • 드라마 분위기 유지하려면 야간~새벽 시간대가 가장 추천

 


 

마무리하며: 복수는 공간 위에서 완성된다

 

〈더 글로리〉는 철저히 감정을 절제한 드라마였습니다.
대사도, 표정도, 행동도 최소화했지만
그만큼 장면과 공간의 설계가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었죠.

 

문동은의 아파트는 복수의 설계도,

학교는 상처의 시작점,

찜질방과 골목은 고독한 감정의 파편.

 

그녀의 복수는 단지 사람을 향한 것이 아니라,
세상이 외면했던 공간과 기억을 향한 복수이기도 했습니다.

당신이 이 장소들을 천천히 걸어본다면,
그 속에서 단지 ‘드라마의 흔적’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가끔 외면하는 감정의 조각들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