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덜 알려졌지만 감성 넘치는 서울의 숨은 동네 풍경
“남겨진 이들의 이야기를 정리합니다.”
2021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드라마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는 조용한 울림을 남긴 작품입니다.
화려하지 않고, 큰 갈등도 없지만, 매 회차가 소중한 인생의 한 페이지처럼 다가왔죠.
이 드라마는 대부분 서울 구로구 일대, 특히 구로5동과 가리봉동의 오래된 골목길을 배경으로 촬영됐습니다.
많은 이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동네지만, 바로 그 ‘낯섦’ 덕분에
드라마가 보여주는 고요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더욱 진하게 전해졌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무브 투 헤븐〉의 촬영지를 중심으로,
구로구 골목이 전하는 이야기와 감성을 따라가 보려 합니다.
1. 유품정리업체 ‘무브 투 헤븐’의 본거지 – 구로5동의 오래된 단독주택
드라마에서 가장 많은 시간이 머문 장소는 단연 **한그루(탕준상)와 조상구(이제훈)**가 함께 살았던 ‘무브 투 헤븐’ 집입니다.
작은 마당과 낮은 담장, 좁은 복도와 노란 전등이 있는 그곳은 실제로 구로5동의 한 오래된 단독주택에서 촬영되었습니다.
이 집이 위치한 구로5동 일대는 서울에서도 손꼽히게 조용하고 낡은 주택가입니다.
60~70년대 지어진 단층 주택들이 골목마다 빼곡히 자리하고 있어,
드라마 특유의 차분하고 섬세한 감정선을 담기 딱 좋은 장소였죠.
실제 그 집은 현재도 존재하지만, 외부 촬영만 가능하며 개인 주택이기 때문에 조용히 찾아가 주변의 분위기만 느끼는 정도로 만족해야 합니다.
골목의 돌계단, 담벼락, 빨랫줄, 낡은 대문.
사진을 찍다 보면 어느새 〈무브 투 헤븐〉의 한 장면처럼 보이는 장면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특히 노을이 질 무렵, 노란 조명 아래 골목을 찍으면 드라마 특유의 감성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 감성 셀피 포인트
- 무브 투 헤븐 대문 앞 골목 → 뒷모습 컷 추천
- 철제 우체통과 낡은 벽 → 흑백 톤 사진 연출
- 마당의 화분과 노란 전등 → 클로즈업 포인트
🌿 여행 팁
- 7호선 남구로역 또는 1호선 구로역에서 도보 10~15분
- 이곳은 주거지이므로 소음, 촬영 매너에 유의해야 합니다
- 근처에는 서울시립 구로도서관, 구로근린공원 등이 함께 산책하기 좋아요
2. 기억의 골목, 감정의 흐름 – 가리봉동의 오래된 계단과 벽화
드라마 속에서 여러 인물들이 거닐던 풍경 중 인상 깊었던 건,
좁은 골목, 무심한 듯 지나가는 담벼락, 계단 끝에 있던 노란 전등 같은 ‘지나침의 미학’이었습니다.
그 장소들은 대부분 가리봉동 일대에서 촬영되었습니다.
가리봉은 과거 구로공단과 함께 성장했던 노동자들의 주거지로,
지금은 재개발을 앞두고 일부 지역이 점점 사라지고 있지만,
그 속에는 여전히 삶의 흔적과 이야기가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특히, 조상구가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걷던 계단,
그루가 유품을 정리하러 향하던 골목길 등은
서울에서 보기 드문, 정적인 감정이 흐르는 풍경이었습니다.
직접 걸어보면, 낡고 정돈되지 않은 그곳이
오히려 가장 ‘사적인 기억’에 가까운 공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바닥에 그려진 희미한 벽화, 벽에 붙어 있는 오래된 벽보,
그리고 수풀 사이로 삐져나온 계단 끝의 풍경까지.
📸 감성 셀피 포인트
- 좁은 계단 위에서 내려다보는 앵글 → 아련한 시선 연출
- 벽화 골목에 기대어 찍는 정면 셀피
- 노란 전등 아래 그림자 컷 (밤에도 은은한 분위기)
🌿 여행 팁
- 가리봉시장 내부 골목과 주변 주택가 골목길 위주로 탐방
- 중국동포촌이 형성되어 있어, 이국적인 분위기의 가게들도 볼 수 있음
- 현지 상인들이 생활하는 공간이므로 사진 촬영 시 반드시 배려 필요
3. 고요한 이야기, 일상의 풍경 – 기억을 담은 장소들
〈무브 투 헤븐〉이 특별했던 건,
크게 주목받지 않던 공간과 인물을 조명하며 **‘보통의 삶이 얼마나 존엄한가’**를 보여줬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촬영지도 그에 걸맞게 사람들이 스쳐 지나가는 흔한 장소들을 택했죠.
예를 들어, 그루가 자전거를 타고 지나던 구로성심병원 옆 도로,
유품을 정리하러 가는 길목에 있는 버려진 공장 벽,
장례식 장면의 일부가 촬영된 구로구청 근처 골목길까지.
이 모든 장소들이 비극이나 상징 없이, 그저 조용히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직접 걷다 보면, ‘이곳이 드라마 촬영지다!’라는 외침보다
“여기… 어딘가 익숙해. 나도 이런 곳에서 누군가를 떠나보냈지.”라는
공감과 회상의 감정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그게 바로 〈무브 투 헤븐〉의 힘이자,
이 골목들만이 가진 감성입니다.
📸 감성 셀피 포인트
- 자전거가 세워져 있는 골목 벽 (예: 구로성심병원 뒷길)
- 버려진 간판과 함께 찍는 감정 컷
- 전신주와 오래된 상가 사이 → 흑백 톤 인물샷 추천
🌿 여행 팁
- 구로역~가리봉역 사이를 걸으며 천천히 탐방하는 것을 추천
- 특별한 명소보다 걷고 바라보는 감정 중심 여행으로 접근하면 좋음
- 일대에는 구로 아트밸리, 항동 철길 등도 함께 둘러볼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떠난 자리, 남겨진 마음
〈무브 투 헤븐〉은 이별의 이야기였지만 동시에 남아 있는 이들의 이야기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스며 있는 장소들이 바로 구로구 골목들이었습니다.
화려한 관광지는 아니지만,
누구나 마음속에 간직한 기억과 마주할 수 있는 공간.
그곳엔 대사보다 더 많은 말을 품은 벽,
표정보다 진한 감정을 담은 노을,
그리고 한 장의 셀피보다 소중한 발걸음이 있습니다.
이번 주말, 조용한 마음으로 구로의 골목을 걸어보는 건 어떨까요?
〈무브 투 헤븐〉처럼,
어쩌면 잊고 있었던 자신만의 이야기 한 조각이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을지 모릅니다.